NYPC 굿즈 리뷰

솔브드의 폐업으로 인해 가장 안타까운 점 중 하나는 솔브드 굿즈 샵이 더 이상 열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요, 저로서도 이제 프로그래밍 대회 관련 굿즈는 정말로 대회에 나가야만 구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정확히는 올해 초 마이 메이플스토리 랩스를 통해 ‘넥슨 에센셜’이라는 곳의 존재를 알기 전까지였습니다. 어렴풋이 NYPC도 이곳에서 굿즈 샵을 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현실화되었습니다.

다만 9월 28일에 마감된다는 아주 아쉬운 사실이 있습니다. 글러먹은 마음가짐일지도 모르겠고 이런 생각 때문에 여태 얼마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판매할 때 사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리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모든 굿즈는 회사로부터 받았습니다만 딱히 별도의 고료를 받고 작성하는 글은 아닙니다. 혹시 몰라서 언급하지만 월급은 받았습니다.


카드 스티커

교통카드로 쓰던 우리은행 체크카드가 있었는데요, 카드가 으레 그렇듯이 디자인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아쉬운 대로 그냥 쓰고 있다가 이번에 카드 스티커를 붙여 해결했습니다. 심플하고 프로그래머스럽습니다. 훨씬 낫네요.

이 스티커가 정확하게 붙이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데요, 두 장이 들어 있어서 혹시라도 실수하면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습니다. 저도 붙이면서 약간의 오차가 있기는 했는데 굳이 남은 한 장을 쓰지는 않았고, 다른 카드가 생기면 거기에 붙이기로 했습니다.

LED 키캡 키링 — 1구, 2구

피젯 토이입니다. 키보드에서 떼온 것처럼 생겼는데 누른다고 뭔가 입력이 되진 않고요, 키링입니다. 그렇게 막 용도나 의미가 있는 물건은 아니지만 한 번쯤 갖고 놀아 보면 이게 손의 심심함을 잘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비슷한 걸 갖고 계신 분은 아실 거예요. 그런데 이게 다른 피젯 토이와 구별되는 장점이 뭐가 있느냐 하면, 청축이고 불이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찰칵찰칵 소리가 듣기 좋지 않나요? 특히 2구는 번갈아가면서 누를 수도 있어서 만족감이 두 배입니다. 다만 키 누르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릴 수도 있으니 상황에 따라 주의해야겠습니다.

포인트 키캡

OEM 프로필 맨 윗 줄에 끼울 수 있는 키캡입니다. 마침 제 키보드도 OEM 프로필 키캡이라 잘 호환이 됩니다. Esc 키에 포인트를 줘 봤습니다.

키캡 호환성

위에서 소개한 LED 키캡 키링하고도 서로 호환이 잘 되기 때문에, 포인트 키캡을 LED 키캡 키링에다 꽂고 LED 키캡 키링에 있던 키캡을 적당한 키보드에 옮겨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윗쪽 줄 키보드의 Esc도 교체해봤습니다.

멀티 클리너

보통은 안경닦이로 쓰일 것 같습니다. 저는 안경을 쓰지 않는 대신에 노트북 액정을 닦는 데 씁니다. 오랜만에 깔끔한 액정을 보니 마음이 좋습니다. 맥북 프로 14인치 키보드 사이즈와도 딱 맞아서 키보드 덮개로도 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프로그래밍 대회 스티커로 도배가 되어 있는 제 노트북과 잘 어울리는 클리너라서 더 마음에 들게 되었습니다.

스티커 세트

그렇지만 노트북이 이미 스티커로 도배가 되어 있어서 굿즈 샵 스티커를 붙일 공간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있었더라면 맥북 커버를 하나 더 사서 거기에 붙여 봤을 텐데요, 저는 이미 공간이 없으니 아직 노트북 커버가 허전하신 분들께 추천드려 봅니다.

하지만 꼭 노트북에만 붙여야 된다는 법은 없기 마련입니다. 저는 사원증 뒷면에다 붙여버렸습니다. 업무상 numpy를 쓰지는 않지만, 이걸 본 동료가 피곤해 보이는 저를 보면 커피를 사줄지도요…

사무실에 있는 필드 머신에다 ‘build succeeded’를 붙일까도 고민해 봤는데, 회사 장비에 스티커를 붙이면 안 될 것 같아서 보류 중입니다.

맥세이프 카드 홀더

아이폰에는 이런 문명이 있군요? 저는 2021년에 지금 일하는 곳의 옆옆 건물에서 일하고 있을 때 샀던 갤럭시 폰을 아직도 쓰고 있어서, 다른 분의 폰을 빌려 찍어봤습니다.

카드를 꽂아서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의 아이폰보다는 조금 얇습니다. 저도 아이폰이었다면 numpy곤 두 배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장패드

그리고 이 모든 사진들을 찍은 배경이 되어 준 장패드입니다. 제 책상에 뭐가 많아서 아까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일반적인 셋업에서는 이렇게 되겠습니다.

놀랍게도 이 장패드에는 특별한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근데 고급져 보이는 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검정색 배경에 심볼이 배치된 디자인이 흰색 책상 위에서 꽤 괜찮은 포인트가 되면서도, 일 할 때는 집중을 깨지 않습니다. 이 장패드를 깔고 NYPC를 치면 정말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도요.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는 없습니다)


의류 — 후드집업, 후드 바람막이, 반팔티

의류도 받기는 했는데 제가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앞뒷면이 한 번에 보이는 공식 사진보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사진이 저의 한계였습니다. 죄송합니다…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상의란 참가 인증과도 비슷한 의미를 갖는 동시에 입을 거 찾기 귀찮은 개발자들의 한 줄기 빛과도 같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보통 재질이나 디자인이 구리다는 점입니다. 예산 문제도 있고, 기업 대회가 아니고서야 전담 디자이너도 잘 없고 하니까요. (특히 ICPC가 유감스러운 디자인을 자주 들고 옵니다)

NYPC의 상의 디자인은 (다른 대회 옷들과 비교해 봤을 때) 항상 탑 티어였습니다. 이 옷들도 그렇습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 먹다가 뭘 흘려도 옷에 안 묻는 검정색
  • 앞면 로고가 미니멀해서 예쁨, 구구절절 뭐가 없음.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이 봐도 무슨 뉴욕 어쩌구 갔다 오셨어요? 하고 대화 주제 하나 뚝딱임
  • 뒷면 픽셀스러운 중괄호는 누가 봐도 심플함. 개발자가 보면 개발자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개발자 옷만 이렇게 예쁘게 파는 곳 잘 없음. 이런거 보면 저 같으면 어디서 사셨냐고 물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거 물어본 사례는 vivastudio 대신 visualstudio를 인쇄한 티셔츠를 봤을 때였는데, 아쉽게도 어떤 학과의 과티였다고 합니다.
  • 누구나 살 수 있기 때문에 막 어디 본선 나가야만 얻는 티셔츠와 다르게 이걸 입어도 기만자가 되지 않을 수 있음

후드집업은 기모여서 따뜻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버핏인 걸 간과해서 아무래도 너무 큰 사이즈를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사이즈를 잘 보고 구매하세요. 나머지 옷들은 사이즈가 괜찮았습니다.

옷이 좀 많이 컸습니다.

ICPC 같은 곳은 대회 티셔츠를 안 입으면 대회장에 입장 불가하기 때문에 일부러 참가자들에게 옷을 크게 만들어서 줍니다. 그런 곳은 다른 사이즈의 여별을 주지는 않습니다.

이건 대회 티셔츠 같으면서도 대회 티셔츠가 아니라서 (9월 28일까지는) 다시 사면 그만이기 때문에 다행입니다. 다시 사는 건 제 돈으로 샀습니다.


NYPC 굿즈들은 여기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9월 28일까지입니다. 프로그래밍을 컨셉으로 한 굿즈 잘 나오지 않는데 관심 있으시다면 이번 주에 하나 장만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저로서도 이게 나중에 언제 재판될지 모르겠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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